본문 바로가기

이슈

성착취 n번방 개설자 '갓갓' 검거 어떻게 잡았나? 자백 받아내 신상공개여부

성 착취물을 공유하는 텔레그램 대화방을 처음 만든 것으로 알려진 인물인 ‘갓갓’이 경찰에 붙잡혔다.

연합뉴스에 따르면 경북지방경찰청 사이버안전과는 인터넷 메신저 텔레그램 ‘n번방’ 운영자(대화명 ‘갓갓’)인 ㄱ(24)씨에 대해 아동청소년성보호법 위반 혐의 등으로 구속영장을 신청했다고 11일 밝혔다.

 

 

 

 

 

 

모비즌·텍스트나우·성소수자 앱 등 이용, 성폭행 생중계 방송서 드러나

 

 

증언을 통해 들은 갓갓의 범죄 수법은 더욱 악랄했다. 피해자 가족 A 씨에 따르면 갓갓은 피해자 스스로 성착취 영상을 제작하도록 한 것뿐만 아니라 사람을 보내 피해자를 성폭행하기도 했다. 그리고 이 장면을 다수의 관전자가 있는 자리에서 실시간 방송으로 내보냈다. 때로는 피해자의 트위터 계정을 해킹하고 협박하는 과정을 생중계하기도 했다. 당시 갓갓은 대단한 상영회라도 하듯 방송을 하고 관전자들의 반응을 살폈다고 한다. 


아이러니하게도 갓갓에 대한 결정적 단서는 이 생중계 영상들에서 발견됐다. 갓갓이 피해자의 트위터 계정을 해킹하는 모습을 관전자들에게 실시간으로 보여주는 과정에서 그의 스마트폰 화면이 지속적으로 방송에 노출된 것. 이렇게 여러 차례 노출된 화면을 A 씨가 모두 이어 붙인 결과, 범행 당시 갓갓의 스마트폰 화면에 나열되어 있던 모바일 앱을 유추할 수 있게 됐다.  

A 씨에 따르면 갓갓의 스마트 폰에는 트위터와 라인 외에도 성소수자 모임 앱, 모비즌 앱, 텍스트 나우 앱 등이 설치되어 있었다. 모비즌은 스마트폰의 자료나 일부 기능을 컴퓨터에서도 사용할 수 있도록 한 모바일과 PC 간 원격제어 프로그램이다. 스마트폰의 파일 관리뿐만 아니라 사용자의 스마트폰 화면을 컴퓨터에 그대로 띄우는 미러링 서비스와 화면 녹화 기능도 제공해 모바일 게임 방송을 하는 BJ들이 애용하는 앱 가운데 하나다. 텍스트 나우는 가상의 전화번호를 만들어주는 앱이다. 

이런 앱들이 갓갓의 범행 수단으로 쓰였을 가능성이 높다. A 씨는 “갓갓은 평소 ‘모비즌’이라는 프로그램을 이용해 스마트폰을 관리해왔다”고 말했다. 실제로 당시 방송 영상에 나타난 갓갓의 스마트폰 화면 상단에도 모비즌을 뜻하는 아이콘이 지속적으로 떠 있음을 확인할 수 있었다.

전문가 “역추적 가능”

갓갓이 가입한 성소수자 모임 앱은 여성 동성애자인 레즈비언을 위해 만들어진 앱으로 확인됐다. 정황상 남성으로 추정되는 갓갓이 이런 앱에 가입한 이유 역시 범행 대상을 찾기 위해서라는 제보가 잇따랐다. 또 다른 피해자 가족 B 씨는 “갓갓이 마치 언니인 척 접근해 친분을 쌓고 피해자의 개인정보를 알아냈다. 이후 이 정보는 피해자를 협박하는 자료로 쓰였다”고 말했다. 성소수자 특성상 그들만의 온라인 모임이 활성화되어 있다는 점, 미성년자의 경우 성인에 비해 더 쉽게 마음을 연다는 점을 이용한 것이다.  

전문가들은 갓갓이 가입한 앱을 토대로 역추적이 가능하다는 의견을 내놨다. 수사 측면에서도 외국에 본사를 둔 텔레그램보다 국내 개발사의 협조를 기대하는 것이 더욱 수월하다. 앞선 모비즌 역시 알서포트라는 국내 기업에서 제공하는 서비스다. 한 IT 업계 관계자는 “설치 후 회원가입을 필요로 하는 앱이었다면 가입자 정보를 개발사나 개발자가 갖고 있을 것이다. 탈퇴를 했다고 해도 일정 기간 동안은 개인정보를 보관하는 규정이 있는 것이 통상적이다”라며 “앱 개발사 및 개발자가 수사에 적극적으로 협조한다면 갓갓이 가입한 것으로 추정되는 앱들의 가입자 정보 가운데 겹치는 것을 찾는 방식으로 수사망을 좁힐 수있을 것 같다”고 말했다.